인생
살아보니, 인생은 기대보다 실망이 더 많았다.
처음엔 다들 뭔가 될 줄 알고 살아간다.
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, 대부분은 '그저 그런 사람'이 되어간다.
쇼펜하우어가 말했지. 인간은 결핍에서 고통받고, 충족되면 권태에 시달린다고.
정확했다. 이루고 나면 공허하고, 못 이루면 괴롭다.
결국 그 고리 속에서 허우적대다 늙는다.
젊을 땐 사랑도, 성공도, 의미도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.
그러나 세월은 잔인하게 가르쳐준다.
대부분의 갈망은 착각이었고, 노력은 허공을 친 주먹질에 불과했단 걸.
사람과의 관계는 지치고, 소유는 시들며, 남는 건 피로한 기억뿐이다.
그럼에도 왜 우리는 계속 살아가느냐고?
아마도 습관이겠지. 혹은, 아주 드물게 찾아오는 작디작은 기쁨.
그 한순간을 위해, 또 하루를 견디는 거다.
이게 인생이다.
무겁고 덧없고, 때론 참을 수 없이 허무한.
하지만 그 모든 것을 견디며 묵묵히 사는 것.
그게 인간이고, 그래서 또 한 걸음 내딛는다.